2025. 10. 21. 16:12ㆍ영화&드라마

제목 : 어쩔수가 없다
등급 : 15세이상 관람가
장르 : 스릴러, 코미디
출연 : 이병헌(만수), 손예진(미리), 박희순(선출), 이성민(범모), 염혜란(아라), 차승원(시조) 등

박찬욱 감독의 블랙코미디&스릴러 물이다. 주연배우로 이병헌과 손예진이 나오며 둘은 부부다. 차승원, 박휘순 등 캐스팅이 화려하며, 배우들의 연기력이 확실히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이병헌*손예진의 캐릭터 내면의 위기와 갈등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미장센, 장면연출, 심리 묘사 등이 인상적인데, 여러 리뷰 중 "풍경은 아름다운데 살인이 벌어지는 장면"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대비감이 강하다는게 특징이랄 수 있다. 이 영화는 사회적 메시지가 꽤 직설적이다. 실직, 경제적 위기, 기술 대체, 경쟁과열 등 현실적인 이슈를 블랙코미디와 스릴러 틀로 감싸고 있다.
주인공 만수(이병헌)는 종이를 만드는 제지회사에서 약 25년간 일해온 중견 경력자다. 그의 아내 미리(손예진)와 두 아이 그리고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비교적 안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작 중 만수가 "다 이루었다"라고 말할 만큼... 그런데 갑자기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게 된다. 그렇게 위치가 흔들리고 앞날의 삶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재취업을 다짐하면서 "석 달 안에 반드시 취업할께~"라고 아내에게 말하며 여러 알바를 뛰면서 여기저기 면접도 보러 다닌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면접에서 계속 떨어지고, 생계를 유지하기엔 벌이가 벅차다. 시간이 흐르면서 집안 형편도 나빠지고, 자존감마저 추락한다. 그렇게 이제 지원할만한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경쟁자는 더욱 많아지니...심리적 압박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결국 만수는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다. 자신보다 더 나은 경쟁자들을 제거함으로써 재취업 가능성을 높이려는 위험한 생각을 품게 되고, 그렇게 하나 둘 찾아다니며 살인을 저지른다. 영화 후반엔 그의 행동이 가족과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인강성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그려지는데, 도덕*윤리의 경계가 흐려지고, "어쩔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하게 되는 지점까지 간다. 유력한 경쟁자들이 다 사라지는 마당에, 마지막 면접에서 그는 간신히 재취업에 성공하고, 그가 일하는 현장에서는 다양한 기기 및 로봇들이 자동화로 운영되고 그는 그 넓은 현장에서 혼자 서 있다. 아무도 없이...

이 영화는 단순히 직장을 잃게 된 가장의 고군분투만을 이야기하는게 아니다. 시스템VS개인, 기술자동화VS노동자, 평범한 사람이 위기로 내몰리게 될 때의 선택 등을 묘사한다. 물론 만수가 이런 현실에서 경쟁자들을 찾아 제거하러 다닌다는건 꾀 극단적인 설정이긴 했다. 물론 내용만을 놓고 보자면 비현실적이고 아이러니한 설정일 수 밖에 없는데, 나는 이것이 상징적이라고 본다. 취업시장이나 조직 안에서는 타인을 누르고 나아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존재하므로,,,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이 제목이 꾀 무섭게 느껴진다.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느껴질 때 사람은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으므로, 이 영화는 바로 그 점을 표현한거라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건, '그럴 수도 있지'라고 고개가 끄덕여지기 보다는 '좀 지나치다'라고 여겨진다는 점이고, 음 ~ 영화가 전반적으로 재미없다. 시간때우기용으로도 별로... 그 재미보다는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깊이는 이해가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