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5. 19:28ㆍ영화&드라마

제목 : 사마귀(Mantis)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액션
출연 : 임시완, 박규영, 조우진, 박현석, 건우, 윤설 등등.

<<길복순>>의 묵직한 여운을 느낄 수 있는 후속작 <<사마귀>>. 영화 사마귀는 표면적으로는 완벽하다. 카메라의 속도감, 액션, 배우들의 체형과 동선 등 모든게 정제되어 있다. 한울(임시완)의 동작은 마치 곤충의 예리한 절단처럼 계산되어 있고, 박규영이 연기한 재이는 그와는 정반대의 느낌으로 맞선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싸움이 왜? 벌어져야만 하는지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킬러 세계의 룰이 깨졌다'는 말만 나오고 그 감정의 결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희미하다. 결국 '동작'만 살아있고, '이유'는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멋진 장면이 많아도 마음속에 아무 울림이 남지 않는다.

영화<사마귀>는 내가 느끼기엔, 명확히 '길복순'의 그림자를 밟고 있다 계승이라기 보다 복사에 가까운 흔적이다. 전작의 '킬러도 결국 인간이다'라는 주제의식이 감정선으로 녹아 있었다면, 이번엔 그것이 단순한 배경 장치로만 남는다. 킬러들의 싸움이 인간적인 고뇌보다 더 중요해지면서 감정의 온도는 급격히 식어버린다. 세계관은 넓어졌는데, 정작 그 안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더 좁아진 느낌이다. 전작 '길복순'이 강렬했던 이유는 피로 물든 속끝에도 인간의 온기가 있었고, 그 세계가 차갑게 돌아가도 주인공의 내면은 뜨거웠다. 후속작 '사마귀'는 진짜 사마귀같이 그 온기를 잃은 채, 정확히 움직이는 사마귀처럼 냉정하고 효율적으로만 휘두른다. 멋있지만 살아있지 않다!
한 남자의 조용한 복귀. 한울(임시완).
한때 업계 최고의 킬러로 불리던 그는 몇 년간 자취를 감추고 있다가, 누군가의 죽음 이후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다. 이유는 모른다. 다만 그의 눈빛엔 '끝내지 못한 일'이 담겨있다. 이제 킬러들의 세계는 예전의 룰이 사라졌다. 이전엔 '계약서와 룰'이 존재했지만, 이제는 킬러들끼리 서로를 제거하는 무법상태가 되어버렸다. 한울은 복귀하자마자 '조직의 감시자'로 불리는 '독고(조우진)'와 마주하게 된다. "너같은 사마귀는 결국 자기 팔부터 잘라먹지~" 이 말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비유다. 자기 안의 욕망, 복수심, 경쟁심이 결국 자신을 파멸로 이끝다는 의미다.

한울의 복귀소식이 퍼지면서 업계는 긴장상태에 들어간다. 특히 그의 과거 동료이자 현재 새로운 1인자로 군림하는 재이(박규영)가 등장하는데, 그녀는 '냉철한 킬러의 모델'로 칼날보다 차가운 표정으로 상대를 베어낸다. 한울과 재이는 과거 한 스승 밑에서 훈련받았던 사제관계이자, 서로에게 복잡한 감정을 품고있는 사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완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한쪽은 감정을 버리고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버렸고, 다른 한쪽은 여전히 인간적인 죄책감을 버리지 못한다. 독고는 조직의 균형을 위해 일부러 한울과 재이를 충돌시키려 한다.

한울은 자신이 다시 돌아온 진짜 이유(과거의 배신과 한 여인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죽음의 배후에 재이가 연관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경쟁'에서 '심판'으로 변한다. 그리고 후반부 하이라이트 '폐공장에서의 결투'가 시작된다.

만약 이 세계관이 좀금 덜 세련됐더라면 어땠을까. 더 살아있었을지도 모른다. 영화 '사마귀'는 기술적으로 완성됐을지도 모르지만, 감정적으로 비워진 영화다. 화면은 정교했지만, 그 정교함이 오히려 인간의 온기를 밀어냈다. 잘 만든 빈 껍질... 아름답게 움직이지만, 그 안에는 아무 말도 없다.
"<사마귀>는 싸움의 영화가 아니라, 싸움을 멈추지 못한 인간의 영화다."
피보다 조용한 고독, 액션보다 더 날카로운 허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