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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26. 23:48잡다한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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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첼시

 

프랑스 공상적 사회주의자 샤를 푸리에. 그는 프랑스 대혁명을 계기로 인류를 위해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어했다. 1793년 그는 자기의 계획을 도시 의원들에게 설명했지만, 모두들 그를 무시했다. 이에 낙담한 푸리에는 평범한 회계원이 되었다. 

 

하지만 이상적 사회에 대한 그의 집념은 버릴수 없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연구를 계속하여 자기가 꿈꾸는 이상 사회를 여러 저서를 통해 묘사했다. 그의 저서 중 [산업적이고 협동적인 신세계]도 이런 주제를 다룬 저서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대략 1500명으로 구성된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야 한다. '팔랑주'라는 이름의 공동체가 가족을 대체하며, 혈족관계나 지배*피지배 관계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공동체에 필요한 것을 조달하기 위해 모두에게 약간의 세금을 거둬들이지만 통치기구의 권한은 최소한으로 엄격하게 제한된다. 의사결정은 마을의 중앙 광장에 구성원들이 모인 가운데 이루어진다. 

팔랑스테르 시가부 투시도

각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하나의 주택 단지에 모여살며, 푸리에는 이를 '팔랑스테르'라고 불렀다. 자기가 생각한 이상적인 팔랑스테르를 4~6층에 이르는 하나의 성관같은 것으로 묘사했다. 길들은 여름엔 분수 때문에 시원하고 겨울엔 거대한 벽난로 때문에 따듯하다. 중앙에 있는 망루 같은 건물에는 기상대와 차임벨과 전신국과 야경꾼들의 초소가 있다. 

 

푸리에는 그런 공동체를 만들어 수세기 동안 서로 협력하며 조화롭게 살다보면, 팔랑스테르 주민들의 몸에 새로운 팔이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그 화합의 팔은 144개의 뼈로 이루어진 긴 꼬리같은 것으로서 꽁무니뼈에서 나와 어깨에 걸쳐지게 된다>는 것이다. 

 

푸리에의 제자들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미국 등지에서까지 팔랑스테르를 건설하게 된다. 1859년 프랑스에서 난로의 발명자인 앙드레 고댕이 푸리에의 팔랑스테르를 본받아 생산자 공동체를 건설하였다. 약 1200명이 함께 살면서 난로를 만들고 이익을 나누어 가졌다. 그러나 그 협동조합은 오로지 고댕 가문의 가부장적인 권위 덕분에 유지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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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스테르는 자족적인 유토피아 공동체를 위해 디자인된 건물로써, 이상적으로는 상호이익을 위해 함께 일하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푸리에는 전통 주택이 여성의 유배와 억압의 장소라고 생각했다. 그는 성 역할이 성적 자유나 다른 시모니안(생시몽주의, 국가사회주의) 개념을 추구하는 것보다, 공동체 내에서 성 역할을 형성함으로써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 푸리에의 '팔랑스테르' 라는 공동생활체는 대형호텔에 가깝다. 푸리에가 강조했던 것은 지금 우리가 흔히 보는 닭장 아파트나 콘크리트 감옥과 같은 구조가 아니다. 푸리에의 구상은 거대한 유희적 공간이었다. 노동자, 학자, 예술가가 함께 모여 집안일을 공유하면서도 때때로 창조적인 유희를 벌이고 교류와 모임을 촉진하며 자유로운 삶을 구가하는 공동체. 

 

호텔 첼시 앞에서 밥 딜런과 알렌 긴즈버그

 

이런 푸리에의 영향을 받은 수많은 제자들로 인해 오늘날 잘 알려진 건축물들이 상당히 많이 지어졌다. 휴버트는 푸리에의 제자로써, 그는 사회주의적 공동주거단지의 개념을 호텔 첼시에 적용했다. 호텔 첼시는 푸리에의 구상에 아주 근접한 공간이었다. 1905년 휴버트는 파산하였고 건물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게 되었지만, 1970년대 스탠리 바드(Stanley Bard)가 경영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보헤미안 예술가들의 안식처가 되었다. 스탠리 바드는 꾀 자비로웠으며, 예술가들이 임대료를 내지 못할 경우엔 그림으로 받기도 했고, 말만 잘하면 무료로 기거할 수 있었다. 심지어 그는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원한다면 벨보이 일도 맡기고 월급까지 줬었다. 이런 의미에서 스탠리 바드는 푸리에와 휴버트를 잇는 전통 적자인 셈이다. 

 

호텔 첼시를 거쳐간 작가 및 예술가들의 목록은 아주 길다. 아서 밀러, 딜런 토마스(이 호텔 방에서 자살했다), 샘 셰퍼드, 토마스 울프, 샤르트르와 보부아르, 잭 케루악, 알렌 긴즈버그, 찰스 부코우스키(방랑작가), 윌리엄 버로스, 아서 클라크(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저자) 등등. 또한 많은 뮤지션들이 호텔 첼시를 대상으로 곡을 만들었는데, 대표적으로 Chelsea Hotel #2(레오나드 코헨)/Sad Eyed Lady of the lowland(밥 딜런)/Hotel Chelsea night(라이언 아담스)/Chelsea morning(조니 미첼)/Chelsea Girls(벨벳 언더그라운드) 등. 

 

하지만, 호텔 첼시도 훗날 문을 닫고 경매에 나오게 된다. 

 

 

Sad Eyed Lady of the lowland - 밥 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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