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5. 19:41ㆍ잡다한 지식
엘레우시스 게임(Eleusis Game)은 고대 그리스의 도시 엘레우시스의 이름을 딴 게임이다. 총 52장으로 된 카드 두벌을 사용하며, 특정한 플레이어가 정한 어떤 법칙을 찾아내는 것이 놀이의 주 목적이다. 이 놀이는 적어도 네 명이 필요하다. 먼저 놀이꾼 가운데 하나가 '신'으로 결정된다. 그는 어떤 법칙을 만들어 내어 종이조각에 적는다. 그 법칙으 하나의 문장으로 되어 있고, <세계의 법칙>으로 명명된다. 그런 다음 52장ㅇ로 된 카드 두벌이 놀이꾼들에게 골고루 분배된다.
한 놀이꾼이 선을 잡고 카드 한 장을 내놓으면서 "세계가 존재하기 시작한다!" 고 선언한다. 시으로 정해진 사람은 "이 카드는 합격이다." 또는 "이 카드는 불합격이야." 하고 알려준다. 퇴짜 맞은 카드들은 한쪽으로 치워지고, 합격된 카드들은 한 줄로 나란히 늘어놓는다. 놀이꾼들은 신이 받아들인 일련의 카드들을 관찰하면서, 그 선별에 어떤 규칙이 있는지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누구든 그 법칙을 찾아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고 스스로를 '예언자'로 선언한다.
예언자로 선언한 사람은 그때부터 신을 대신해서 카드의 합격 여부를 다른 놀이꾼들에게 알려준다. 신은 예언자를 감독하고 있다가 예언자의 말이 틀리면 그를 파면한다. 예언자가 10장의 카드에 대해 연속으로 맞는 대답을 제시하면, 자신이 추론한 법칙을 진술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의 진술이 종이에 써놓은 문장과 일치하는지 비교한다. 비교해서 맞아떨어지면 예언자는 승리자가 된다. 그러나 진술이 어긋나면 그는 파면된다. 만일 104장의 카드를 다 내놓았는데도 예언자가 되겠다고 나선 자가 아무도 없거나 예언자의 진술이 틀리면 승리는 신에게 돌아간다.
이 게임에서 신은 세계의 법칙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면 안된다. 간단하면서도 찾아내기 어려운 규칙을 생각해내야 한다. 예로들어 '9보다 높은 카드와 9 이하의 카드를 번갈아 가며 받아준다' 는 규칙은 밝혀내기가 아주 어렵다. 놀이꾼들은 '킹'이나 '퀸' 같은 그림 패와 빨간색과 검은색의 교체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오로지 빨간색 카드로만 이루어진 세상을 만들되 10번째 20번째 30번째로 나온 카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든가, '하트를 제외한 모든 카드를 수용한다' 와 같은 규칙은 금지된다. 밝혀내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세계의 법칙'이 도저히 밝혀 낼 수 없을 만큼 얼여웠던 것으로 판명되면, 그 법칙을 만든 신은 승리자가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놀이에 참가할 자격도 박탈된다. 따라서 신은 <쉽게 떠올릴 수 없는 단순성>을 겨냥해야 한다. 이 놀이에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훌륭한 전략은 무엇일까? 설령 파면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되도록 빨리 예언자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두 카드의 배열을 보았을 때, 떠오르는 규칙은?
9이상, 8이하의 카드가 번갈아 합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