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9. 18:40ㆍ영화&드라마
제목 : 탈주(Escape)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액션
출연 : 이제훈(임규남), 구교환(리현상), 홍사빈(김동혁), 서현우(차소좌), 이성욱(홍중위), 유태주(류대위), 정준원(박소위) 등등.
북한에서 출세가 보장되는 길을 가게 된 사람이 과연 탈출을 꿈꿀 수 있을까? 이 영화는 북한에서 전역을 앞둔 말년 간부가 날마다 탈출을 기도하다가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 탈주범을 잡은 영웅으로 등극하여 앞날의 출세길이 보장되는 상황이 된다. 그런데 그는 지긋지긋하고 열악한 북한의 현실을 깨닫고 어떡하든 남한으로 탈주를 시도하는데... 이제부터 구교환VS이제훈의 숨막히는 추격전이 시작된다!
휴전선 인근 최전방에서 만기 제대를 앞둔 중사 규남(이제훈). 그는 매일 밤 모두가 잠든 틈에 부대를 빠져나와 탈출로를 탐색하고 살피며 결전의 날에 깔끔하게 탈출하기 위해 철책 넘어로의 탈주를 준비한다. 그런데 그의 계획을 눈치 깐 하급 병사 동혁(홍사빈)이 자신도 데려가 달라며 함께 탈출하자고 제안하지만 거절한다. 결국 동혁은 먼저 탈주를 시도하다가 잡히게 되고 그를 말리려던 규남까지 함께 탈주병신세가 된다.
탈주병 조사 차 부대로 온 보위부 소좌 현상(구교환)은 사실 규남을 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주인과 종). 그는 탈주범이 둘이나 되면 위에서도 좋아하지 않을테니, 분위기 전환을 위해 규남이 탈주범 동혁을 잡은 것으로 꾸미고 규남을 민족의 영웅으로 치켜 세우며 사단장 직속보좌자리까지 마련해준다. 그러나 규남은 이 모든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탈주를 시도하려 하고 어느새 현상은 이를 눈치챈다.
"최소한의 처벌만 받게 해 줄 테니 돌아오라." (리현상)
"내 앞길은 내가 정했다!" (임규남)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규남은 탈주성공 아니면 죽음 뿐이다. 현상은 그런 규남의 뒤를 바짝 쫓아 추격하고, 규남일행은 현상의 부하들에게 붙잡히기 직전, 우연히 마주치게 된 유랑부대 도움으로 극적으로 위험을 벗어나게 된다. 하지만 어둔 밤의 추격전은 계속되었고, 마침내 철조망을 넘으려던 순간 동혁은 잠깐 어머니 유품(목걸이)을 찾으려 발버둥치다 걸려 그 자리에서 사살된다. 동혁은 규남에게 어머니 목걸이를 건네주며 이미 남한에 계신 어머니께 자신의 안부를 부탁한다. 슬픔도 잠시... 규남은 다시 철조망을 너머 대한민국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늪에 빠지기도 하고 나침반이 고장나기도 하는 등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드디어 대한민국 국군병사들을 발견한다. 그들을 보고 안심하고 한걸음 내걸으려던 찰나! 갑자기 뒤에서 현상이 나타나 규남의 머리에 총을 겨눈다.
"남한도 지상낙원은 아닐 거다" (리현상)
"실패하더라도 당당히 실패하기 위해 가는 겁니다."
(임규남)
현상은 잠깐 멈칫하는 듯 하면서 도망가는 규남을 향해 연거푸 총을 쏜다. 현상은 바로 쏘아 죽여버릴 수도 있지만 왠지 주춤했고, 결국 규남의 손은 경계선에 닿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 규남은 동혁의 가족들을 찾아가보고 동혁이 죽어가며 걱정하던 것과는 달리 그들이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게된다. 규남은 동혁어머니의 물음에 동혁이가 북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며 나온다. 영화의 결말은 남한에서 자리잡은 규남의 모습을 그린다.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하는 케릭터 현상과 "의미없는 삶을 두려워하라"는 말처럼 실패했어도 계속 도전하는 인물 규남. 영화는 이렇게 대조적인 인생관을 살아가는 두 케릭터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러시아에서 피아노를 배우다 실패하고 돌아와 지금의 아내를 만나 북한 사회주의 체제에 적응하며 군인으로 살아가는 현상의 눈에 규남은 과연 어떻게 비춰졌을까? 자신의 도움으로 출세길이 보장되었음에도 거부하고 굳이 목숨까지 걸고 남한으로 가려는 규남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자유롭고 당당하게 자신의 선택을 밀어부치고 나아가는 그가 부러웠을지도 모른다.
본 영화에 대해 '게이설'이라든가 별의별 루머가 많은데, 이미 다른곳에서 그런 얘기는 많이들 다루고 있으므로 제외하고, 난 영화를 단순 영화내용뿐 아니라 영화 두 케릭터가 보여주는 사고와 행동방식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나는 저들 둘 사이에서 어느 쪽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나 하며 나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