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5. 16:51ㆍ영화&드라마
제목 : 소방관
등급 : 12세이상 관람가
장르 : 드라마
출연 : 주원, 곽도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이준혁, 장영남, 김한솔 등.
이 영화는 '홍제동 방화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홍제동 방화사건은 2001년3월4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주택에서 발생된 방화사건인데, 당시 집주인의 아들 최씨(32세)가 집주인과 말다툼 끝에 홧김으로 방화를 일으켜 건물 전체로 화마가 번졌고 건물까지 붕괴되어 구조하러 온 소방대원들까지 함께 매몰되버린 안타까운 사건이였다. 당시 건물붕괴로 인해 서울시 전체 소방서에서 출동하여 구조작업을 벌였으며, 이때 소방관 6명이 순직하고 3명이 부상을 당하였다. 나도 영화를 보면서 알게되었는데, 당시까지는 소방대원이 공무원이 아니였나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가 널리 알려졌으며, 사회시스템의 문제점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큰 충격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 골목 사이사이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소방차가 조기에 진입하지 못해 화마를 진압하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었으며(선진국에선 이런 상황에 소방차가 불법차량들을 그냥 밀고 들어가도 위법이 아님), 소방대원들이 저 멀리서 직접 무거운 장비들을 매고 호스를 옆구리에 끼고 뛰어 가야했다. 참나~ 방화범은 화재발생 직 후 현장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나중에 붙잡혔지만 수많은 재산피해와 엄청난 인명피해를 일으켰지만, 처벌은 고작 징역5년이 전부였다.
"여러분의 용기와 희생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고인들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신입대원 최철웅. 그는 평소 친한 신용태를 따라 서울서부소방서 119구조대에 자원한다. 그곳엔 전국 인명구조 1위를 달성하고 있는 정진섭 반장과 강인기 대장 그리고 서희대원, 안효종 대원, 송기철 대원이 있었다. 인사할 틈도 없이 들어오자마자 첫 출동을 부랴부랴 나가게 되고 소소한 말썽을 일으키기도 하고, 화재사고 현장에서 산소통이 바닥 나 함부로 창문을 깨뜨려 화를 입을 뻔 하기도 한다. 또 철수하라는 대장의 명령을 어기고 정진섭 반장이 방안에 갇혀있던 아이를 구하다가 안효종 대원이 희생되는데, 이러한 트라우마 때문에 철웅은 3개월동안 쉬면서 간부시험을 준비한다.
3개월의 휴직기간을 마치고 복귀한 철웅. 오자마자 당시 사고를 떠올리며 정진섭 반장과 신경전을 벌이고 본의아니게 반장에게 상처를 준다. 동료들과 자주가던 국밥집에 갔는데, 그곳 가게 주인은 망나니 아들이 있다. 다 큰 아들이 도박에 중독되어 허구헌날 엄마에게 찾아와 돈 내놓으라고 떼쓰고 가게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든다. 대원들도 가게 주인을 '엄마'라고 부르며 살뜰하게 지냈는데 그런 망나니 아들을 대할때마다 불쾌하다. 이 아들이 결국 사고를 친다. 만화방 노름꾼 친구에게 조언을 듣고 건물 화재보험금을 노리고 건물에 방화를 일으킨다. 자기 엄마가 그 안에서 주무시고 계신데도...ㄱ ㅅ ㄲ
역시나 대원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하게 되고, 안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구조한다. 그런데 가게 주인아주머니는 의식이 분명치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아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꼭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대장은 곧 건물이 붕괴될 수 있으니 모두에게 들어가지 말라고 말리지만, 정진섭 반장과 막내 철웅은 빨리 구출해오겠다고 들어가고 나머지 대원들도 따라 나선다. 그러나 방화를 일으킨 아들은 이미 도주한 뒤라 당연히 없지... 헛다리 짚고 제2차 구조작업에 나선 대원들은 모두 건물이 붕괴되면서 함께 매몰된다. 이로인해 서울 전 소방대원들이 출동하여 그들의 구출작업에 투입되고, 대원들 중 철웅과 기철을 제외한 모든 대원들이 잔해에 깔려 그대로 순직한다.
용감한 영웅들의 순직을 기리는 의식에서 철웅은 추도사를 낭독한다. 살아남게 된 사람들 뒤로 진섭의 나레이션이 나오면서 영화는 끝난다...
"방화복이 아닌 방수복 수준의 구조복을 입고 또 자비를 털어 구입한 목장갑 따위로 인명구조에 목숨을 걸었던 당시 소방대원들...이 사건 이후 열악한 처우가 조금은 개선되어 24시간 맞교대가 3교대로 바뀌었고, 방화복 지원이 생겼다."
9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주원은 주인공이자 막내 최철웅 역을 맡았는데, 처음 역할을 맡았을 때만 해도 이 사건에 대해 잘 몰라 부끄러웠다고 한다. 그래서 연기를 뛰어넘어 그분들의 사명감과 고충을 생생하게 전하고 싶어 촬영당시 자신의 모습을 절제하고 그분들의 감정을 잘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곽경태 감독은 감동과 신파를 비롯해 감정을 부르는 연출을 되도록 배제했다. 그리고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해 CG를 덜어내고 실제 불을 활용한 촬영으로 생생한 현장과 상황을 구현했다고 한다. 여기에 배우들도 직접 뛰어들었다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생생한 현장감과 재미와 깊이가 더해지지 않았나 싶다. 정말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최고의 영화다! 하지만 영화를 떠나 홍제동 방화사건의 진실과 영웅들의 희생을 .. 이 영화를 통해서라도 모두 알고 기억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