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a rat) 세계의 계급제도;크로켓실험,치즈실험,쥐수영실험,착취피착취실험,쥐계급사회,지배층,피지배층,스트레스.

2022. 11. 10. 04:12잡다한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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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실험

 

쥐들을 상대로 하나의 실험이 행해졌다. 낭시 대학 행동 생물학 연구소의 디디에 드조르라는 연구자가 쥐들의 수영능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했다. 그는 쥐 여섯 마리를 한 우리 안에 넣었다. 그 우리의 하나밖에 없는 출구는 수영장으로 통하게 되어 있었다. 따라서, 쥐들은 그 수영장을 건너야만 먹이를 나누어 주는 사료통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 실험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 것은, 쥐 여섯 마리가 먹이를 구하러 가기 위해 모두 헤엄을 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쥐들 사이에 다음과 같은 역할 분담이 나타났다. 

 

헤엄을 치고 먹이를 빼앗기는 쥐가 두 마리, 헤엄을 치지 않고 먹이를 빼앗는 쥐가 두마리, 헤엄을 치고 먹이를 빼앗기거나 빼앗지 않는 쥐가 두마리, 헤엄을 치고 먹이를 빼앗기거나 빼앗지 않는 독립적인 쥐가 한 마리, 헤엄도 못 치고 먹이도 빼앗지 못하는 천덕꾸러기 쥐가 한마리.

 

먹이를 빼앗기는 쥐는 물속으로 헤엄을 쳐서 먹이를 구하러 갔다. 그 쥐들이 우리 안으로 들어오자, 먹이를 빼앗는 두 쥐가 그 쥐를 때리고 머리를 물 속에 처박았다. 결국 애써 먹이를 가져온 두 쥐는 자기들의 먹이를 내놓고 말았다. 그 착취자가 배불리 먹고 난 다음에야 굴복한 두 피착취자는 비로소 자기들의 크로켓을 먹을 수 있었다. 착취자들은 헤엄을 치는 일이 없었다. 그 쥐들은 헤엄치는 쥐들을 때려서 먹이를 빼앗기만 하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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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쥐는 아주 힘이 쎄기 때문에 착취자들에게 굴복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천덕꾸러기 쥐는 헤엄을 칠 줄도 모르고 헤엄치는 쥐들에게 겁을 줄 수도 없었기 때문에 다른 쥐들이 싸울때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주워먹었다. 

 

이번에는 스무 개의 우리를 만들어 똑같은 실험을 했다. 스무 개의 우리에서 역시 똑같은 구조, 즉 피착취자 두 마리, 착취자 두 마리, 독립적인 쥐 한 마리, 천덕꾸러기 쥐 한 마리가 나타났다. 

 

그러한 위계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을 좀 더 정확히 알기 위해, 이번에는 착취자 여섯 마리를 함께 우리 안에 넣어 보았다. 그 쥐들은 밤새도록 싸웠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그 쥐들 가운데 두 마리가 식사 당번이 되었고, 한 마리는 혼자 헤엄을 쳤으며, 나머지 한 마리는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참아 내고 있었다. 착취자들에게 굴복했던 쥐들을 가지고도 똑같은 실험을 해보았다. 다음날 새벽이 되자, 그 쥐들 가운데 두 마리가 왕초 노릇을 하고 있었다.

 

나중에 낭시대학의 연구자들은 이 연구를 다른 주제로 연장하여, 쥐들의 두개골을 열고 뇌를 분석해 보았다. 그런데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쥐는 천덕꾸러기나 피착취자들이 아니라 바로 착취자들이었다. 착취자들은 피착취자들이 복종하지 않게 될까 봐 전전긍긍했음에 틀림없다. 

 

*출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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