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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20. 22:45잡다한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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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말 '한스'

 

1904년 세계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하나 있었다. 사람들로 하여금 '인간과 똑같은 지능을 가진 말' 을 찾아냈다고 믿게 만든 사건이었다. 

 

퇴직한 수학자 폰 오스텐은 말 조련사이기도 했는데, 자신이 조련한 여덟살배기 말 한스에게 간단한 수학문제를 주면 그 답만큼 발굽으로 바닥을 두드리도록 훈련시켰다. 그리고 취미의 일환으로 "내 말은 수학문제도 푼다" 며 사람들과 내기해서 공짜 술을 얻어먹기도 했다. 그러다가 신문기사를 타고 전국적으로 유명해지자 돈을 벌기 시작했다. 

 

말 한스를 보러 온 사람들은 그 말이 근대수학을 완전히 이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랐다. 방정식의 답을 척척 알아 맞췄을 뿐 아니라, 시계를 정확히 볼 줄 알았고 과거에 본 사람들을 사진에서 찾아냈으며 논리학 문제를 풀기도 했다. 한스는 굽 끝으로 물건을 가리켰고, 바닥을 두드려 수를 표시했다. 독일어 낱말을 전달하고자 할 때도 굽으로 바닥을 두드려 글자들을 하나하나 나타냈다. A는 한번, B는 두번, C는 세번 .. 이런식으로. 

 

사람들은 한스를 상대로 갖가지 실험을 했다. 한스는 어떠한 실험에서도 자기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말과 주인만이 아는 모종의 암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인을 입회시키지 않고 실험을 해봤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동물학자에 이어 생물학자와 물리학자, 나중엔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들까지 세계 전역에서 한스를 보러 왔다. 그들은 의심을 하고 왔다가 어안이 벙벙해져 돌아갔다. 그들은 비밀이 어디에 있는지 깨닫지 못했지만, 한스가 비범한 동물이라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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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년 9월 12일, 13명의 전문가로 이루어진 한 집단이 한스가 보여주는 능력이 사기일 가능성을 일체 배제하는 보고서를 폈다. 당시에 그것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과학계는 한스가 사람들과 똑같은 지능을 지녔다는 생각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마침내 한스 사건의 비밀을 밝혀 낸 사람이 나타났다. 독일의 생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오스카 풍스트! 그는 한스가 어떤 경우에 틀린 답을 내놓는지 깨닫게 되었다. 

 

*(질문자를 포함해서) 구경꾼이 없으면 적중률이 떨어짐.

*답이 1이면 더 잘 틀림

*관중이 답을 모르는 문제는 더 잘 틀림(많은 경우에서 터무니없이 큰 숫자를 내놓음)

 

예를 들어 답이 6이라면 사람들은 말이 6번 두들겼을 때 눈을 크게 뜨거나 주의를 더 기울이는 등, 어떤 식으로든 반응했다. 말은 사람들의 바디랭귀지를 읽고 그 때 발굽질을 멈췄던 것. 한스는 숫자 계산은 하지 못했지만, 콜드 리딩을 쓸 줄 알았던 것이다. 사람들이 원했던 것과 분야가 다르긴 하지만 정말 영리한 말이었던 셈. 이러한 점을 이상하게 여긴 오스카 풍스트는 한스가 구경꾼의 반응을 의식할 수 없게끔 통제된 환경을 구현해 놓고 실험을 해 보았다. 그 결과 한스는 정답을 맞힐 수 없었다. 결국 한스의 능력은 다른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높은 수준의 주의력에 있다는 것이 유일한 설명이었다. 한스는 굽으로 바닥을 두드리면서 입회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태도의 변화를 감지했던 것이였다. 그리고 그렇게 주의력을 집중할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한 것은 먹이라는 보상이었다. 

 

비밀이 드러나자, 학계의 태도는 돌변했다. 학자들은 그렇게 쉽게 속아 넘어간 것을 후회하면서 그때부터는 동물의 지능과 관련된 일체의 실험에 으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었다.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한스의 사례를 속임수의 회화적인 본보기로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가련한 말 한스에게는 사람만큼 똑똑하다는 영광도 속임수에 능하다는 오면도 걸맞지 않는다. 한스는 그저 사람들의 태도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한때 사람과 대등한 동물로 오해를 받았을 뿐이다. 어쩌면 한스가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든 진짜 이유는 더 깊숙한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동물에게 자기의 속마음을 들킨다는 건 결코 기분좋은 일이 아닐테니까.

 

한스의 주인 폰 오스텐은 사기꾼으로 낙인찍혔고, 그는 "그 말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다. 부디 한스가 짐말이 돼서 평생 혹사당하다가 죽었으면 좋겠다." 라고 하였다. 그러다가 1909년 폰오스텐은 사망하였고, 여러 번 주인이 바뀌던 와중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한스도 1916년 군마로 징발되었는데 이후의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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