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들의 왕;시궁쥐,왕 선출,왕의 죽음,복종,쾌락,왕관.

2023. 2. 9. 21:38잡다한 지식

반응형

쥐 왕

 

시궁쥐는 자기들의 왕을 선출하는 독특한 생태를 보인다. 하루 내내 젊은 수컷들이 모여 날카로운 앞니를 가지고 서로 결투를 벌인다. 약한 자들은 하나 둘 떨어져 나가고, 결승전을 치를 두 마리 수컷만 남게 되는데, 그 수컷들은 무리 중에서 가장 민첩하고 싸움에 능한 자들일 것이다. 그들 중 승리하는 자가 왕이 된다. 

 

다른 쥐들은 왕이 된 쥐 앞에 나아가 복종의 뜻으로 머리를 숙이고 귀를 뒤로 젖히거나 꽁무니를 보여준다. 왕이 된 쥐는 그들의 주둥이를 깨문다. 지배자로써 그들의 복종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일반쥐들은 왕이 된 쥐에게 가장 맛있는 먹이를 바치고, 한껏 달아올라 암내를 물씬 풍기는 암컷들을 선사하고, 왕이 자기의 승리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는 가장 깊숙한 구멍을 마련해 준다. 

반응형

그런데 왕이 된 쥐가 쾌락에 지쳐 잠이 들면 곧바로 아주 기이한 의식이 행해진다. 왕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젊은 수컷들 가운데 몇 마리가 왕을 죽이고 내장을 꺼낸다. 그런 다음 이빨로 호두를 까듯이 다리와 발톱을 이용해 왕의 머리통을 쪼갠다. 그러고는 머릿골을 꺼내 그 무리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조금씩 나눠준다. 그 쥐들은 어쩌면 그 머릿골을 먹음으로써 자기들이 왕으로 삼았던 가장 훌륭한 쥐의 특질을 모두가 조금씩 나눠 가지게 되리라고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에게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나곤 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왕을 뽑는 일을 좋아하며, 그 왕을 능지처참하면서 더 많은 기쁨을 느낀다. 그러니 누가 당신에게 왕관을 씌우거든 그 저의를 의심하라. 그것은 어쩌면 쥐들의 왕이 되라는 왕관일지도 모른다. 

 

시궁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