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많았던 명작]맨 프럼 어스(The Man From Earth,2015);기독교 금지 영화. 충격적 대반전~ 논란 그 자체! 잔잔한 SF영화 추천.

2023. 12. 15. 16:09영화&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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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프럼 어스

 

제목 : 맨 프럼 어스(THe man from earth)

등급 : 12세 관람가

장르 : 드라마, SF

출연 : 데이빗 리스미스(존 올드만), 존 빌링슬리(해리), 엘렌 크로포드(에디스), 윌리엄 캇(아트), 리차드 리엘(닥터 윌 그루버), 알렉시스 소프(린다 머피) 등.

이 영화를 보면서 난 정말 많은 혼란에 사로잡혔었다. 물론 영화일뿐이지만, 만약 이 영화의 내용이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는 내용이라면? 우리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배우고 믿고 있었던 어떤 커다란 일반화 된 상식이 모두 꾸며진 역사였고, 진실이 아니였다면? 누군가가 당신과 함께 있는데, 사실은 그가 1만년을 넘게 살아온 미스테리한 인물이고 우리가 알고 있던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이였다면? 이런 사실을 알게되면 누구나 혼란에 휩쌓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영화가 논란이 되었던 이유는 바로 이것이 영화의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독교계에서는 영화상영을 금지할 것을 권하였었고, 지금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들에겐 본 영화 상영을 자제하라고 권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게는 상당히 불쾌할 수 있는 작품이기에... 평소 '생각의 유연함'을 지녔다 해도... 만약 주변의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본다면 골치아픈 말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나름대로 고요함 속에서 아주 신비하고 스릴있게 봤다. 참고로 난 기독교인이다. 

대학교수인 존 올드맨. 그가 갑자기 교수직을 관두고 이사를 간다고 한다. 그의 동료들이 떠나게 된 그를 마지막으로 보고자, 떠나기 전에 다 함께 저녁식사라도 하자며 먹을 것을 준비 해 그의 집에 방문한다. 그들이 집에 도착했을 때 벌써 대부분의 이삿짐이 차에 실려있었다. 그렇게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의 대화가 시작된다!

서운하게도 갑작스레 떠나가 된 그에게 떠나는 이유를 집요하게 묻는 동료들. 이에 존은 이들이 믿기 힘든 이야기를 서서히 꺼내기 시작한다. 일단 자신의 나이가 1만4천살이라고 고백한다. 사실 동료들도 그가 10년부터 봐 왔지만 전혀 늙지 않았다고 하며 의아해하던 면이 있었다. 도무지 늙지 않은 비결? 그는 14000년 전부터 쭉 이 모습이였다고 한다. 그의 말을 믿지 않는 동료들은 농담으로 생각하며 계속 추궁과 농담을 나누다가, 말을 참고 있던 존이 후기 구석기 시대에 태어난 사람이 현재까지 생존해 있다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을 던지자 생물학부터 고고학자까지 모두 각자의 전공분야에서 진지하게 고찰하기 시작한다. 

원래 인간의 몸은 190살까지 살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면역 자체가 아주 뛰어나다면 상처가 저절로 낫고 늙지 않은채 젊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존이 던진 한마디에 각 분야의 전문 교수들이 토론을 하며 지식대결을 펼친다. 농담만 주고받던 분위기가 갑자기 심각해진다. 존은 매번 10년마다 자신이 늙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에 다른 신분으로 바꿔 이주해왔고, 이곳에서도 10년을 채웠기 때문에 떠날 수 밖에 없으며, 자신이 그동안 이주하면서 역사 속 수많은 인물들과 사건에 관여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이 영원히 사는 것인지 아예 죽지 않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심한 질병에 걸려도 죽지 않았고, 다쳐도 아무런 흉터도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을 듣고 있던 동료교수들은 화를 내거나 어이없어 하는 반응을 보이며 그의 말을 믿질 않는다. 

"당신은 1년 전 자신이 어디 있었는지 기억하나요? 인간의 기억은 유한하기 마련입니다. 1만4천년을 산다고 해도 천재가 되지는 않아요. 많이 배운다고 해도 그 시대의 것일 뿐이니까요."

그가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그는 본래 크로마뇽인으로써 유럽지방에서 태어났고, 육체나이가 약35살 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늙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처음에 늙거나 죽은 자신의 동족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수많은 죽음을 겪고나서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족들은 그가 타인의 생명력을 흡수한다고 여겨 쫓아냈고, 그는 결국 10년마다 무리를 벗어나 신원을 바꾸고 다른 무리속에 들어가는 생활을 하게 된다. 혹은 자신이 자신의 아들인 척하며 옛 무리에 다시 들어가기도 한다. 

오랜 세월이 흘러 ~ 인류가 발전하고 사회가 발전할수록 신원을 바꾸는 일이 어려워져, 1800년대 벨기에에서 신원을 바꾸었다는 사실이 들통나 1년간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로마제국이 지배하고 있던 중동지방으로 갔고, 당시 로마제국의 행태가 맘에 들지 않아 떠나고, 사람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을 설파하고 다녔으며, 동양에서 배운 의료지식을 이용해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기도 했다. 그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불교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고, 결국 반체제 인사로 지목되어 십자가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존은 인도에서 배웠던 통증 없애는 방법과 신진대사를 줄이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에, 그런 방법으로 죽은 척 하고 살아날 수 있었다. 이때 동굴에서 살아나온 그를 본 몇몇 제자들이 존을 신격화했고, 그의 이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되어 예수(Jesus)란 이름이 되었으며, 실제 존과는 상관없는 전설들을 만들어 붙였다고 한다. 즉, 존이 바로 오늘날 기독교의 예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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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은 자신이 예수라고 밝히며, 당시 자신의 가르침이 세월이 흐르면서 너무 변질되었다고 안타까워한다. 이때 동교교수들 중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인물은 신성모독이라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한다. 다른 교수들도 처음엔 존이 농담하며 장난치는 줄 알았는데, 너무 완벽한 이야기의 전개와 그의 성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들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1600년에 그는 자신과 비슷한 존재를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와 헤어진지 200년 후 , 우연히 그와 비슷한 사람을 보았지만 당시 수많은 인파속에서 종적을 놓쳤다. 이후, 반 고흐에게 직접 그림 선물을 받은 적도 있으며 그 그림을 소중히 여겨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고자 실제 반 고흐의 그림을 보여주었으며, 한 교수가 고흐 풍의 그림이라며 놀라워하고 출처를 묻기도 한다. 존의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던 교수들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지만 또 틀린 말은 아닌 존의 주장을 두고 서로 격렬한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때 한 교수는 몇 일 전 자신의 아내가 죽었기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존에게 화를 내고 집을 나가버리는데, 존은 그 사실을 몰랐다며 그에게 사과를 해 겨우 그를 집 안으로 데려온다. 

이제 상황은 너무 심각해졌고, 이 사태를 수습할 수가 없어 자신이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들은 전부 농담이였다고 하고 무마시킨다. 이에 모두들 안심한 듯 동교 교수들 한 명씩 자리를 뜬다.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조교수 샌디는 오랜 세월동안 성을 바꾸며 살아왔으니 그동안 써왔던 이름이 더 있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 이에 존은 자신이 사용했던 이름들을 나열하고 60년 전에는 보스턴에 거주하며 화학교수를 맡았으며 '존 토머스 파티'라는 이름을 썼다고 말한다. 이때 존과 샌디의 말을 듣고 있던 심리학 교수 윌의 안색이 굳어진다. 윌 교수가 어렸을 때 행방을 감춘 아버지였던 것이다. 그래서 윌은 자신의 애완견과 어머니의 이름을 물었고, 존은 정확히 대답한다. 윌은 갑자기 흐느끼며 "아버지..."하고 존의 품에 안긴다... 윌은 어머니가 아버지는 우리를 버렸다고 했다고 말한다. 존은 윌을 어루만지며 윌의 어릴적 애칭인 윌리라고 부르는데 이에 또 충격을 받고 윌의 심장병이 악화되어 그 자리에서 숨진다. 결국 자기 자식의 죽음을 겪게 된 존... 어쩔수없이 존은 이제 그만 자신을 사랑하는 샌디와 함께 떠나버린다.

영화 중반부에 존의 얘기를 쭉 듣다가 "이 중에 자네의 직계 자손이 있을지도 모르겠군." 이라는 해리의 말, "내 장례식에는 올건가"라는 윌의 말은, 결국 결말에 대한 복선이 되었다. 영화 속 인물들은 각 분야 전문교수들로써 진화론, 상대성이론, 신화, 종교 등 다양한 주제의 인문학적 대사를 논리정연하게 말하기를 반복하지만, 그 전개들이 지루하기 보단 상당히 스릴있고 나름 긴장감도 상당하게 전해온다. 이 영화는 지루할 수 있는 토론 형식의 이야기를 시나리오 하나만 가지고 흥미롭게 푸어냈다. 그 흔한 GC, 분장, 공간이동도 없다. 이렇게 시나리오 하나만 가지고 뛰어난 연출력을 이용하여 이런 영화를 제작했다는게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 지구의 1만4천년 역사에 학술적인 접근이 이루어지는데, 이때 기독교의 탄생과 점차적으로 변질된 듯한 면에 대하여 비하하는 듯한 측면이 있기에, 역시 기독교인들이 보면 불편하긴 할 것 같다. 실제로 이 영화가 기독교 비하적인 문제로 인해 상업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던 이유도 있다. 이런 종교적 문제에도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는, 극 중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름대로 자신의 전문분야를 이용해서 주인공의 이야기를 반박하려 하나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종교적인 측면을 벗어나 그냥 영화로 접근하면 문제없이 저들의 논쟁에 스릴을 느끼고 잼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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