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7. 23:14ㆍ그날의 이야기
1919년1월21일 덕수궁 함녕전에서 대한제국 고종황제가 사망한다. 이는 민중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동시에 3*1독립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고종황제가 일제에 의해 독살되었고 믿었고, 일제에 대한 반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한 기록에 의하면 고종의 시신 상태는 처참했다고 한다. 팔다리가 심하게 부어올라 바지를 찢어야만 했고, 치아가 모두 빠진데다 혓바닥도 닳아져 있었다. 또한 30cm 가량의 검은 줄이 목에서 복부까지 나 있었다. 이는 법의학적으로 명백히 독살을 의심해볼 수 있는 상태다. 1919년 한일강제합병이 일어난지 10년 뒤다. 고종은 이미 퇴위한 상태였는데, 당시 파리강화회의에 의친왕과 하란사를 밀사로 파견하여 황실의 독립의지를 알리고자 했다. [구라토미의 일기]에는 고종황제가 독립을 호소하려는 것을 일제가 미리 알고 막으려다 여의치 않자 독살을 강행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고종은 또한 중국으로 망명할 계획도 진행중이였다.
고종황제 독사설에 관한 소문은 삽시간에 열강들에게 퍼졌고, 마찬가지로 일본에 유학중인 수많은 조선 유생들 사이에서도 퍼지게 된다. 1919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서 조선 유학생들이 독립선언서를 발표한다. 주요인물로는 이광수, 최팔용 등 유학생 지도자들이 주도하였다. 이는 3*1운동을 앞두고 독립의지를 사전에 천명하기 위한 준비작업이랄 수 있다. 2월 8일 도쿄는 30년만의 폭설이 내렸다. 아침부터 모인 대표자들은 일어와 영어로 번역한 독립선언문, 결의문, 민족대회소집청원서를 일본 귀족원과 중의원 의원, 정부요인, 주일 각국 대사와 언론기관에 우송하였다. 오후2시 유학생 600여명이 <재일본 한국YMCA>강당에서 '조선유학생 학우회 총회'가 열린다. 조선청년독립단을 결성하자는 긴급동의와 함께 만장일치로 대표 11명의 독립선언서가 채택된다.
"모든 조선 청년 독립단은 우리 이천만 조선민족을 대표하여 정의와 자유의 승리를 얻은
세계 만국 앞에 독립을 이루기를 선언하노라!"
난입한 경찰이 주동자들을 일제 검거하였고, 특별사명을 띠고 일본을 이미 탈출했던 2명을 제외한 9명이 체포되었다.
드디어... 3월 1일!
한국의 독립과 자유를 선언하고 민족의 자주권과 독립을 천명한 [기미독립 선언서]. 이 선언서에는 33명의 민족대표가 서명하였다.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서울 탑골공원에서 학생과 종교지도자들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대규모 만세운동을 시작한다. 이 운동은 서울에서 시작되어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수백만명의 조선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참여하였다. 3*1만세운동은 국제사회에 한국의 독립의지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각 대표들은 독립운동을 체계적으로 해나가기 위해 정부수립이 필요하다고 결의하여 한성 정부를 만들었고, 4월 11일에는 상하이에서 독립운동 지도자들이 모여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였다. 그리고 연해주에서는 대한 국민 의회가 조직되었다. 그러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여러 정부를 두기보다는 하나의 정부로 통합하여 운영하는것이 좋겠다고 판단하여 세 정부를 상하이에 있는 임시정부로 통합하였다. 상하이는 일제의 영향력이 덜 했으며 세계 각국의 공사관이 있어서 외교활동을 전개하기에 편리했다. 민족 지도자들은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상하이에 두었던 것이다.
11월 9일, 김원봉을 중심으로 한 의열단원들은 중국 지린성에서 의열단을 창단하고, 일본의 주요인물과 기관을 대상으로 무력투쟁을 전개해 나갔다. 의열단은 무력투쟁을 통한 독립쟁취를 목표로 한 청년 독립운동가들의 결집이다. 초기에는 암살*파괴 등이 주력활동이었다.(1921년 조선총독부 폭탄투척, 1923년 종로경찰서 습격, 1924년 일본 도쿄 황궁 투척사건, 1926년 동양척식주식회사와 조선식산은행 투척사건 등)
하지만 개별적 폭력 투쟁의 한계를 느끼고, 이후 발전하여 중국 국민당 휘하의 황포군관학교에 정식으로 입단하여 난징에 조선혁명 간부학교를 설립하고 군대를 양성한다(1932년). 그 후 1935년엔 민족혁명당으로 명명하고, 1938년 조선의용대로 발전한다. 한편 상해에서는 1931년 백범 김구가 임시정부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인애국단'을 조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