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23. 21:24ㆍ잡다한 지식
감정이입은 화자로 하여금 어떠한 감정을 불러일으켜준 대상으로 화자가 정서와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사물이나 상황을 말한다. 이때 감정이입은 객관적 상관물에 대한 것이다.
감정이입은 타인이 느끼는 것을 함께 느끼고, 기쁨이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능력이다. 식물들조차도 고통을 지각한다. 어떤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칼로 자기의 손가락을 베고 있을 때, 검류계의 전극을 나무껍질에 대어 보면 전기 저항이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라서 나무는 사람 몸에 상처가 날 때 세포들이 파괴되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만일 어떤 사람이 숲에서 살해되는 경우에는 그 숲의 모든 나무들이 그것을 느끼고 그것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감정이입은 공감과 그 맥을 함께 한다. '공감'이라고 하면 대부분 '타인의 이야기가 내 일 처럼 느껴지고 그래서 아픈 이야기를 들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내가 다 속상해서 친구보다 더 운다. 이것은 공감일 수 있다. 그런데 분명히 선을 그어서 생각해 봐야 할 게 있다면, <타인의 감정 = 내 감정> 이라는 것이다. 그 대상의 감정이 나의 감정과 완전히 결합되는 것을 말한다. 흔히 감정이입과 공감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친구의 속상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 같아도 너무 속상할 것 같아요. 하지만 눈물이 나지 않는데 공감능력이 없는 걸까요?" ... 결론은 전혀 아니다! 공감은 그 사람의 감정, 의견, 주장에 대해서 자신도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즉 같은 수준으로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다. 고로 감정이입과 공감을 우리는 구분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항상 '공감한다' 고 하지만, 생활 속에서 우리가 쓰고 있는 것이 진정한 '공감'일까? 사실은 '감정이입'을 '공감'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내 친구가 공감을 못한다고 하면, 과연 내가 감정이입과 공감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해서 그 친구를 오해한게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공감을 잘한다는 건 어떤걸까? 그 사람의 감정을 모두 헤아릴 수 없지만, '나도 너와 같은 수준으로 느끼고 있어' 라는 것을 그 사람에게 잘 전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말에 공감해주는 일은 그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조금은 어렵겠지만, 이건 누구든 방법을 잘 알면 할 수 있다.
미국의 작가 필립K.딕에 따르면, 만일 어떤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지각할 수 있꼬, 그로인해 괴로워할 수 있다면 그 로봇은 사람의 자겨을 얻을만 하다라고 하였다. 그 추론을 뒤집어서, 만일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지각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에게서 인간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것이다. 그 추론을 발전시켜 우리는 사람의 자격을 박탕하는 것을 하나의 새로운 형벌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문자, 살인자, 테러리스트 등 아무 거리낌 없이 타인에게 고통을 가하는 모든 자들이 그 벌을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