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8. 16:06ㆍ그날의 이야기
화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구하기 위하여 물물교환 등을 하면서 가치가 인정되고 그렇게 경제적 교환수단이 되며, 상고시대부터 시대를 거치면서 조가비/납작한 돌/가축/쌀/철/동/은/금 등이 화폐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는 고대 이전에 주로 물물교환 등 물품화폐가 교역수단으로 사용되어 오다가 삼한시대에 철이 생산되면서 물품화폐로써 쌀이나 철이 주로 사용되었다. 삼국시대에는 연금술이나 수공업기술이 발달하면서 금이나 은, 동의 유통량이 많아져 보편적인 돈의 역할을 하였다. 고려시대에는 송나라 원나라 명나라의 영향으로 각종 화폐가 유입되어 국내 일부 유통계에서는 대외무역 결제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당시 고려시대에는 화폐가 유통될 만큼 사회경제기반이 성숙되지 않았고, 화폐공급도 원활하지 못하여 쌀이나 기타 물품 등과 함께 칭량금화(돈처럼 사용된 금덩이)나 칭량은화 등이 널리 유통되었다.
한반도 최초 화폐(주전) - 철전 건원중보
고려시대 최초 돈의 기록은 고려초 996년(성종15년)에 중앙정부가 집권적 지배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철전을 주조하여 유통하였다. 이것이야말로 한반도 역사상 정부가 정책적으로 화폐를 만들어 사용하려 했던 최초의 시도였다. 앞면에는 '건원중보 (乾元重寶) '라는 화폐이름을 새기고 뒤면에는 '동국 (東國) '이라 표기하여 유통시켰다. 그 뒤이어 해동통보, 동국통보, 동국중보, 삼한통보, 삼한중보, 해동중보 등이 주조되어 유통되었는데, 안타깝게도 화폐의 원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정부에서 발행한 화폐가 계속 유통되질 못하고 결국 다시 물품화폐와 칭량금화, 칭량은화 등이 널리 유통되었다. 사실 고려시대때의 답답한 점이 하나를 들자면, 당시 사람들은 화폐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정적이였다. 12세기 작가 임춘이 지은 '공방전'에서는 화폐를 두고 "사람들에게 농업을 천시하고 돈을 쫓아 상업을 중시하게 만드는 재물에 대한 인간의 탐욕을 부추기는 사회의 악이다"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어쩌면 당시 사회의 이런 인식이 화폐정책을 실패로 이끌었는지 모른다.
조선시대 화폐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원나라 교초를 모방하여 '저화'를 발행하였고, 세종대왕은 '조선통보'를 발행하였지만 모두 실패하였다.
그러다가 1678년(숙종4년)에 조선시대의 유일한 법화로써 사용된 '상평통보(常平通寶)' 가 주조*유통되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상평통보'를 동전 또는 엽전이라 하였다. 상평통보를 만들기 위해 중국에서 주석을 수입하여 '주전소'에서 만들어 유통했다고 한다. 당시 상업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상품화폐경제가 발달하자 부족한 세수를 보충하기 위해 상평통보를 발행하였고,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부터 유입된 은화가 국내시장을 장악하였고, 이로인해 물가가 크게 상승하였기에 더욱더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결국 1633년(인조1년)에 대동법 실시 후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1651년(효종2년)에는 조운제도 개선 및 금난전권 폐지정책 시행으로 활발하게 유통되었다.
흥선대원군의 상평통보 - 1866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재건사업을 위해 '당오전'이라는 상평통보를 발행하였다. 이것은 기존 상평통보보다 10배 이상 가치가 높은 화폐였지만, 실제가치는 1/10밖에 되질 않아 인플레이션을 초래했고 결국 폐지되었다. 다음으로 '당백전'이라는 상평통보를 발행하였는데 이것은 경제혼란을 막기 위해 만든 화폐로 기존 상평통보보다 100배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5~6배밖에 되지 않았고 역시 또 과도한 인플레이션 현상을 초래하여 또 폐지되었다.
상평통보의 가치 - 조선시대에는 나라에서 물품가격을 정하는 상정가가 있었다. 당시 상평통보 1냥은 옆전 100개였으며, 1전은 옆전 10개, 1푼은 1개였다. 쌀 한섬은 상평통보 다섯냥이라고 볼 수 있었으며, 지금으로치면 쌀 80kg이다. 현재 쌀 20kg이 약 5~6만원정도 하므로, 조선시대 쌀 한섬은 약 25만원정도라고 할 수 있으므로, 결국 조선시대 상평통보 1냥이 옆전100개로써 현재시세로 약 5만원이라고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때엔 일본이 조선의 화폐를 모두 수거하고 일본 제일은행에서 발행한 화폐가 조선에서 널리 쓰이게 되었다. 1945년 광복이후에는 1950년 한국은행이 설립되었고 최초의 한국은행권이 발행되어 쓰이다가, 1962년 화폐개혁이 일어나 '환'에서 '원'으로 변경하고 단위를 1/10로 낮추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오늘날 화폐의 형태가 완성되었고 현재까지 쓰이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신용카드와 간편결재서비스 등이 발달해서 현금 사용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이제 앞으로 미래엔 ~ 가상화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