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3. 12:08ㆍ그날의 이야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러시아와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영향력 확장을 위해 경쟁하는 구도였다. 두 나라는 특히 조선과 만주지역에서 패권을 두고 종종 갈등을 빚었었다. 당시 중국은 의화단운동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열강에 선전포고를 한 의화단은 1901년 베이징 의정서를 결과물로 진압되었다. 이 결과 일본은 베이징에 군대를 주둔할 권리를 얻고 배상금도 지불받게 된다. 한편 러시아는 만주지역 철도가 의화단에게 공격당하는 문제로 만주를 점령하게 되는데, 청조와 협의한 것과 다르게 퇴각하지 않는다. 이에 러시아와 일본은 4차례에 걸쳐 교섭을 하였다. 러시아는 만주지역의 자국의 배타적 권리를 보장받고 조선의 북부 중립화를 원했다. 이렇게 해서 일본이 독점적 영향력을 조선에서 행사하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조선을 일본의 보호령으로 길들이길 원했으며, 만주에서 러시아의 우월권을 진정해준다는 입장이였다.
1904년 2월 8일, 일본은 포츠머스 조약으로 전쟁을 시작하여 러시아의 포트아서(뤼순)을 기습공격한다. 전쟁은 주로 해상과 육지에서 벌어졌으며, 대표적으로 '뤼순 전투'와 '쓰시마 해전'이 있다. 일본은 전쟁에서 승리하여 러시아의 패권을 약화시켰고, 동아싱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되었다. 일본은 장기전은 무리일 것이라 판단하고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중재를 요청한다. 발트해전에서 승리 후 사령관을 포로로 잡고 러시아와 협상을 하게 된다. 그 결과로 포츠머스 강화조약을 맺게 되고 전쟁이 종결되었으며, 일본은 러시아로부터 남만주 철도(뤼순~창춘)와 사할린 남부를 획득하였다. 또 조선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였고 이후 조선의 식민지화로 이어진다.
애당초 러시아는 일본의 군사력을 너무 얕잡아 본게 문제였다. 그리고 당시 러시아의 국내정치상황이 무척 불안한 분위기이기도 했다. 그리고 러시아는 일본처럼 전략적으로 동맹관계를 이용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동맹국이였던 프랑스는 영국과의 대립을 원하지 않아 연루되지 않길 원했다. 반면 일본은 영일동맹을 맺어 이를 적극 이용했다. 영국은 일본에 전비를 조달했고, 제3국이 러시아에 원조하지 못하도록 제지하였다. 또한 러시아의 석탄요구조차 거절하였다.
1907년부터 러시아와 일본은 다시 협상을 갖게 된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복수전쟁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러시아는 이제 전쟁할 여력이 없었다. 일본 또한 포츠머스 조약으로 러시아와 잘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였다. 아무튼 이로써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열강의 먹이감으로 전락한 조선의 처량한 신세... 훗날 이승만 대통령은 러일전쟁에 대해 국제정세에 대한 국민들의 무지와 고종정부의 무책임한 외세 의존성을 지적했다. 한국인으로써 러일전쟁은 자주독립과 주권수호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러일전쟁운 일본은 조선에 대한 군사적, 정치적 통제 강화를 시도하였다. 조선은 전쟁 초기 중립을 선언하였으나, 일본은 일을 무시하고 조선을 전략적 거점으로 이용하려 하였다. 일본은 러일전쟁을 일으킨 후 하국에 위협을 가하고 한일의정서를 강제 체결하여 일본군이 전략상 필요한 곳을 사용할 수 있는 조약을 넣는다. [한일의정서]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1. 조선정부는 일본을 신임하여 시정개선에 관한 충고를 받아들일 것
2. 일본정부는 조선왕실의 안전을 도모할 것
3. 일본은 조선의 독립과 영토보전을 보장할 것
4. 제3국의 침략으로 조선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일본은 이에 신속히 대처하며 조선정부는 이와같은 일본의 행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충분한 편의를 제공하고 일본정부는 목적달성을 위해 전략상 필요한 지역을 언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군사적요충지와 시설을 일제에 점령당함)
내용이 이렇듯, 한일의정서는 조선의 주권을 크게 침해하였으며, 일본의 보호국으로 전락시키는 결과가 된다. 결국 이 의정서는 일본의 조선 병합(1910년)에 이르는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러일전쟁과 한일의정서는 동아시아의 힘의 균형을 크게 변화시켰고, 전쟁의 결과로 일본은 강력한 제국주의 국가로 떠오르게 된다. 한일의정서는 조선의 주권을 침해하며 일본의 식민지화 과정의 중요한 단계가 되었다. 이 두 사건은 20세기 초반 동아시아의 역사에 깊은 영향을 끼쳤으며, 현재까지도 그 여파는 역사적 연구와 논쟁의 중요한 주제로 남아있다.
